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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주걱으로 사실 건가요? 양악수술, 하악수술 vs. 비수술교정



아래턱이 위턱보다 나왔을 때, 영어권에는 'underbite', 중국어권에서는 '地包天, 下巴, 下巴'이라고 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오목한 주걱 모양의 턱이라고 해서 '주걱턱'이라고 불리운다.

턱이 나왔다는 것에 대한 기준은 동서양이 조금 다른데, 영어로 된 교과서에 나오는 정상적인 옆얼굴 안모를 우리나라 사람에게 보여주면 거의 다 아래턱이 나왔다고 얘기한다. 서양에서는 정상인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주걱턱 환자가 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에서 근무 중인 190센티미터, 120킬로그램을 넘는 남자 미국 공무원 본원에 주걱턱 환자로 온 적이 있는데, 턱끝이 너무 나와 보여서 내가 턱끝도 조금 다듬자고 얘기했더니, 자기는 턱끝이 나온 것은 너무 마음에 든다고 해서 당황했던 경험이 있다.

서양에서는 아래턱이 발달하고 턱끝이 나온 것을 매력으로 친다고 한다. 실제로 유명 헐리웃 영화 '인크레더블'의 미스터 인크레더블, '몬스터호텔'의 드락, '몬스터주식회사'의 설리, '어벤져스'의 타노스 등 주걱턱을 가진 출연자가 남성미의 상징처럼 비춰진다.

반면에, 우리나라에서는 수술이 필요없는 정상적인 아래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 자신이 주걱턱 환자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일반인, 주걱턱 환자들을 상담해보면, 서양에서 만들어진 교과서의 기준에 비해 턱이 들어간 안모를 좋아하는 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주걱턱이 관상학 적으로 재물복이 좋다고 얘기는 하지만, 실제로 주걱턱인 사람을 마주쳤을 때는 나온 아래턱 때문에 입꼬리를 비롯한 입주변 조직이 다 아래로 처져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기분이 좋지 않거나 화가 난 것이 아닌가 하는 오해를 하게끔 한다.

주걱턱은 전문용어로 '골격성 3급 부정교합(Skeletal Class III Malocclusion)'이라 부른다. 성장이 완료된 골격성 3급 부정교합 환자의 근본적인 치료방법은 악교정 수술이다. 아래턱만 나왔으면 하악수술(아래턱수술)만 하면 된다. 


하악수술에는 공부를 많이 한 환자들은 알고 있는 '이브로, 아이브로'라 불리는 IVRO(Intraoral Vertical Ramus Osteotomy, 구내하악지수직골절단술), '쓰로'라고 불리는 SSRO(Sagittal Split Ramus Osteotomy, 하악지시상분할골절단술) 수술방법이 있다. 전세계 99%이상의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 구강악안면외과 의사들은 하악수술을 SSRO 방식으로 시행한다.

그리고, 아래턱이 나온 사람들은 위턱이 뒤로 들어가 있고, 좌우로 좁은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접시 모양의 안모(Dish Face)를 갖게 되어 심미적으로 상당히 불리한데, 이럴 때는 위턱을 앞으로 빼내고, 아래턱을 동시에 뒤로 집어 넣는 양악수술이 필요하다. 양악수술 계획 시에 전후방적인 이동 외에 각도 조절도 가능하므로, 심미적인 결과를 도모할 수 있다.

성장이 완료된 환자들 중에 주걱턱이 심하지 않은 환자들은 치아교정으로 보상적인 치료를 해볼 수 있다. 이 경우, 치과교정과와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의 처음 치료계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걱턱 외모의 해결이 가장 큰 문제인 환자에게는 치아교정만으로 교합을 맞출 경우, 치료가 끝났음에도 위아랫니의 교합은 맞지만 외모는 여전히 주걱턱이라 불만족스러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성장이 완료되지 않은 환자에서 주걱턱 경향을 보이는 환자에 있어서는, 페이스마스크 같은 악정형 장치나, 금속판과 금속나사, 또는 입천장에 착용하는 장치를 사용하여 교합을 맞춘 후에 입술과 볼근육, 치아의 힘을 사용해 주걱턱이 더 심해지는 것을 막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치료를 마친 후 아래턱이 나와 보일 수 있고, 교합을 맞추기 힘든 정도의 아래턱 성장이 있을 때는 추후 주걱턱 수술이 필요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너무 과한 것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 수술이 필요한 상황인데, 치아교정만으로 주걱턱을 고치려 한다든지, 비수술교정으로 해결할 수 있거나, 하악수술 만으로 해결 가능한데 양악수술을 하는 과오는 피해야 한다. 

너무 심한 주걱턱은 비수술적인 교정보다는 양악수술 또는 하악수술 같은 주걱턱수술을 통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고, 심하지 않은 주걱턱은 치아교정을 통한 비수술치료로 해결 가능하다. 따라서, 내가 주걱턱인 것 같아서 치료를 받고 싶으면, 구강악안면외과, 치과교정과 전문의 모두에게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꼭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